2020 경기문화재단 아트체인지업 #소소한 예술

소요유(逍遙遊)


현대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갈수록 심화 되면서 많은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소유에 대한 욕망과 물(物)의 끝없는 추구, 발전과 능률 중심의 사고는 물질적 가치에 권위를 부여해 차별적 계급 질서를 고착시켰다. 왜곡된 사회구조가 야기한 물질화의 억압과 내면화는 개인의 노력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많은 이들이 빈부의 격차, 정신적 가치의 상실,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 혐오 속에서 인간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을 비워내고 정신적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노력은 부조리하고 모순된 현실을 초월하여 마음의 위안을 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정신적 자유로움은 현대 사회의 과잉된 물질화가 가져오는 환상에서 벗어나 관조의 태도를 바탕으로 부단히 현세의 세속적 물성을 해체하고 비물질화 시키는 과정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 의식을 배제하고 무위의 행동을 반복하는 수신(修身)의 방법으로 탈속하여 내적 성찰을 이루고, 나아가 어떤 것에도 구애되지 않고 마음과 정신의 해방을 얻은 '逍遙遊(소요유)’의 단계를 지향한다.

무위를 위한 반복적인 행위는 목적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결과가 오히려 일정한 목적에 합치된다는 ‘無爲⽽無不爲’(무위이무불위)의 맥락과 맞닿아 있다. 2차원적 평면 위에 물질을 중첩시키는 반복 행위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비정형의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생성과 변이, 은폐와 재현이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소멸된 새로운 합일의 공간이 형성된다. 이를 통해 물질이 본래 가지고 있던 형상의 환영이 제거되고 물질로 물질을 지워낸 원초적인 비물질의 관념 차원으로 전이가 이루어진다. 무위의 육체적 행위가 물질을 정신적인 공간으로 환원시키고 수행과도 같은 반복의 과정 속에서 정신적 해방을 불러일으키는 ‘유위’(有爲)로 작용한 것이다.

이처럼 반복 행위를 통해 생성된 물질은 본래의 물성을 탈각하고, 무위의 형태로 비물질적 관념을 획득하면서 정신공간으로의 재매개가 이루어진다. 이는 현실의 세속적 번뇌를 잠재우고 탈아의 상태를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주체와 대상과 행위가 합일 된 예술적 승화작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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