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2018-2024)
2024 부천아트벙커 B39 기획전시 <리퀴드 폴리탄>
2024.9.1~11.24, 부천아트벙커 B39, 부천
<신도시>는 2018년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물질적 욕망으로 대표되는 집에 주목한다. 신도시, 아파트 단지와 같은 현대의 집은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를 표방한다. 게이티드 커뮤니티란, 공공 공간이 사유화되어 출입이 제한된 주거 양식을 말한다.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의 장벽을 세우는 주거 양식이 확산되면서 경계는 두터워지고 갈등은 심화되었다. 그 결과 신도시 내부에 위치하지만, 정주하지 못하고 떠도는 임시적 삶의 형태가 늘어나게 된다. 이제 집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본래의 목적을 넘어 하나의 상품으로서 자본축적의 수단으로 그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조립식 모듈로 만들어진 집의 형태로 드러낸다. 위태롭게 깜빡이는 조명, 투박한 프레임은 불확실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재현한다. 언제든 다른 아파트, 신도시로 이동할 수 있도록 분해가 용이하지만, 오히려 견고해져 물질만 남고 삶은 존재하지 않는 공동체의 미망으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신도시, 복합재료, 가변크기, 2018-2024
New City,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2018-24
2018 부천문화재단 청년예술가S 실연회
2018.10.5 ~ 10.26 부천 아트벙커 B39, 부천
현시대의 집은 왜곡된 사회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인간 답게 살 권리에 대한 기대는 재산 증식의 욕심과 충돌하고, 그 속에서 소유를 둘러싼 계급이 발생한다. 기본적인 주거를 해결하지 못해 고통 받는 현실이 고착화 돼, 집은 본래의 목적을 넘어 욕심과 착취의 수단이 됐다.
아파트가 보편적 주거양식으로 잡으면서 주거공간의 상품화 현상은 더욱 심화 됐다. 그 결과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으면서 생활 편리성과 안전성까지 갖춘 게이트 커뮤니티가 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생겨나게 된다. 국가 주도의 부양책과 도심 속에서 교외화를 원한 많은 이들은 신도시의 집을 재산증식 모델로 삼았다. 대다수의 우리는 이 게이트 커뮤니티의 담을 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수많은 하우스푸어와 임시 거주자들이 생겨났다. 신도시에 살게 된 우리는 이방인이 됐다. 공간적으로 신도시라는 사회 집단 내부에 위치 하면서도, 정착 할 수 없이 임시적 삶을 살며 유예된 생활을 한다. 집은 우리 삶의 왜곡된현실 구조를 상징하는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순환굴레와도 같다.
두개의 공간에 뼈대로만 세워진 집이 만들어진다. 하나의 공간에는 똑같이 모듈화된 구조 속에 만들어진 집이다. 온전히 갖춰진 집이지만 언제든 임시적 삶을 끝내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립식으로 만들어져있다. 또 다른 공간에는 철거중인 집이 있다. 재건축이 되어 새로운 아파트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건축 폐기물이 쌓여있고, 허물어지다 만 벽 들 사이로 조명이 위태롭게 깜빡거린다.
신도시 1, 알루미늄 프로파일, 1ch 비디오, 가변크기, 2018
신도시 2, 알루미늄 프로파일, 브라운관 TV, 인터랙티브 조명, 멀티 채널 비디오,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