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재료, 키네틱, 4ch video(05:00), Led lighting, Fog, Audio(10:00)
북쪽 바다의 곤(鯤)*은 붕(鵬)새가 되어 남쪽으로 날아가다(莊子(內篇) 第篇 逍遙遊) 아름다운 바다 마을에 잠시 내려온다. 붕새는 그곳에서 환란을 피해 모여 있는 인간 무리를 발견 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계속되는 싸움과 고된 생활에 지쳐있었지만, 대립과 분별에서 벗어나 맑은 마음으로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시시분별하며 통념으로 굳은 마음을 버리고 초월하여 큰 조화를 이루는 ‘오상아(吾喪我)'(莊子(內篇) 第篇 齊物論)의 마음가짐임을 알아본 붕새는 크게 기뻐하며 이 마을에 오즉어(烏鯽魚)의 형상으로 현신한다. 붕새에서 아바이 마을의 성주(城主)가 된 오즉어는 '하늘과 땅의 퉁소소리'(莊子(內篇) 第篇 齊物論)를 바람에 싣고 여러 갈래로 펼쳐진 몸채를 이용해 이 마을에 울려 퍼트렸다. 아바이 마을에는 사랑과 조화, 풍요와 정신적 자유로움이 깃든다.
한 시대가 흘러가고 아바이 마을 역시 새로운 시간의 흐름 위에 서있다. 오상아의 마음으로 아바이 마을에서 만물의 조화를 관장하던 오즉어는 다시 붕새가 되어 남쪽 바다로 긴 날갯짓을 준비한다. 변화의 가운데 서있는 아바이 마을과 오즉어에게 축원과 헌사를 바치는 의례가 펼쳐진다.
*『장자(莊子)』「소요유(逍遙遊)」편 ‘아주 먼 옛날 북쪽 바다에 크기가 수 천리나 되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살고 있었는데, 이것이 푸드덕 뛰어올라 붕(鵬)새가 되었고, 그 날개가 하늘을 가득 덮은 채 바다 기운을 타고 남쪽 바다로 날아갔다가 다시 하늘로 치솟아, 한번 날갯짓에 9만리를 날고 6개월에 한 번씩 쉰다.’’(莊子(內篇) 第篇 逍遙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