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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逍遙遊)_아트체인지업 2020 #소소한예술





소유에 대한 욕망과 물(物)의 끝없는 추구, 발전과 능률 중심의 사고는 물질적 가치에 권위를 부여해 차별적 계급 질서를 고착시켰다. 빈부의 격차, 정신적 가치의 상실,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 혐오가 사회 전반에 퍼져 인간성을 말살하고 있다. 작가는 현대 사회의 과잉된 물질화가 가져오는 환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식을 배제하고 무위의 행동을 반복하는 수신(修身)의 방법으로 탈속하고 내적 성찰을 이루고자 한다.

무위를 위한 반복적인 행위는 목적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결과가 오히려 일정한 목적에 합치  된다는 ‘無爲⽽無不爲’(무위이무불위)의 맥락과 맞닿아 있다. 2차원적 평면 위에 물질을 중첩  시키는 반복의 중첩 행위 과정에서 본래의 물성은 해체되고 생성과 변이, 은폐와 재현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소멸된 새로운 합일의 공간이 형성된다. 무위의 육체적 행위가 물질을 정신적인 공간으로 환원시키는 비물질화 과정 속에서 정신적 해방을 불러일으키는 ‘유위’(有爲)로 작용한 것이다.   

반복 행위를 통해 생성된 물질은 시멘트, 퍼티, 실리콘, 석고보드, 합판 등 도시문명을 상징하는 건축 재료를 기반으로 모듈화 된 형태와 무화된 색채로 이루어진다. 이는 근대적 성취와 열망, 물질 숭배로 귀결된 실패한 인류의 발전 판타지이며 우리가 한 번도 벗어날 수 없었던 현실이자 몰개성화된 도시를 의미한다.

이러한 물질이 본래 가지고 있던 세속성을 무위의 중첩 행위를 통해 해체하고 물질로 물질을 지워내는 과정은, 마음과 정신의 해방을 얻은 '逍遙遊(소요유)’의 단계를 지향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경외의 대상이자 초월적 존재인 자연의 본질적 원리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무규정적이면서 개방적이고, 생명의 발생과 소멸처럼 순환하며 목적 없이 일정한 객관성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개화시키는 절대적 의미의 자연이다. 비정형의 반복과 무위가 만들어내는 원초적 자연의 형상을 통해 절대적 자연이 내포한 객관적 질서와 조화를 쫓아 현실의 세속적 번뇌를 잠재우고, 탈아의 상태에 도달해 현실을 초극하기 위한 것이다.